[Verse 1 : P-Type]
특정 시간대, 시곗바늘의
속도는 안단테
생각은 단테나 칸트의
문장들에 사로잡혀
남들이 날 찾기 어려워질 때쯤
노래로 띄운 조난자의 좌표
난 당신 베갯잇 밑에 살거나
창녀의 옛이야기에 비해
밋밋해 보이는 일기장
또 썩은 빗장 그 너머
잔뜩 돋아난 들풀잎 밑에...
"예술은 실패한 인생의 댓가"
헤세의 에세이는 내 친구들의
선택과 날 놀려대네
분한데 뭐라 대꾸하지도 못했지
모든 언어는 침묵의 댓가
늦여름 밤 어두워진 거리의
단어도 따옴표 안에 다 넣어둬
얼마 못가 너도 날 볼 거야,
그땐 너도 노래나 불러
내 친구는 날 시라고 불러...
[Bridge]
(선우정아)
길지도 않아 나의 마법은
어렵지도 않은걸...
항상 네 곁에 내가 있지만,
진짜 날 본 적은 없지...
[Verse 2 : P-Type]
거리엔 신이란 인간,
왕이란 민간인
인간에 민감한
인간들이 만든 상황극
다 각자의 왕국
낱낱이 노래로 남길
가짜의 왕국
내 친구는 면사포도
못 씌워준 아내
곁에서 꿈을 꿔
아버지는 자꾸 늙고
자기는 또 끊을 거라던
알콜에 쩔어 있다며
내게 연락해
어이 잠깐만, 이봐,
내가 널 과연 낫게 해줄까?
난 단지 슬픔의 진원지
가끔씩 나도 내가
도무지 뭔지 모르겠어
누군간 날 여인의 나체
또는 웨딩 마치에 축복이나
신들이 납치해간
처녀의 눈물이라 불러
학교는 날 둘로 나눠놨지
슬픈 얼굴로 날 불러도
헛수고야, 위로엔 서툴러
다들 날 시라고 불러...
[Bridge : 선우정아]
길지도 않아 나의 마법은
어렵지도 않은걸...
항상 네 곁에 내가 있지만,
진짜 날 본 적은 없지...
[Verse 3 : P-Type]
내가 시를 쓴 건지
시가 노래를 쓴 건지
노래가 나를 쓴 건지
대체 누가 뭘 쓴 건지